머리로만 알던 영어, 캐나다에서 다시 배운 3가지
2008년 7월, 토론토 피어슨 국제공항에 내렸던 밤을 아직도 또렷이 기억한다. 시간은 저녁 8시쯤, 입국장 밖은 이미 어둑했다. 영주권 서류 자체는 한국에서 이미 다 준비해 온 뒤였지만, 정작 이민국 창구에서는 예상보다 훨씬 오랜 시간이 걸렸다. 캐리어 손잡이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갈 만큼 긴 대기였다. 그래도 마음 한구석에는 스무 해 가까이 강단에서 영어를 가르쳐 온 이력이 있다는…
2008년 7월, 토론토 피어슨 국제공항에 내렸던 밤을 아직도 또렷이 기억한다. 시간은 저녁 8시쯤, 입국장 밖은 이미 어둑했다. 영주권 서류 자체는 한국에서 이미 다 준비해 온 뒤였지만, 정작 이민국 창구에서는 예상보다 훨씬 오랜 시간이 걸렸다. 캐리어 손잡이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갈 만큼 긴 대기였다. 그래도 마음 한구석에는 스무 해 가까이 강단에서 영어를 가르쳐 온 이력이 있다는…
색안경의 철학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깊숙이 일상에 박혀 있습니다. 하지만 나이와 경험이 쌓이면 내가 끼고 있던 색안경이 비로소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 글에서 배달 교수 황치복이 일상에서 건진 색안경의 철학에 관한 인문학적 통찰 3가지를 정리했습니다. 저녁 8시쯤이었다. 한 아파트 단지 앞에 차를 세우고 올리브영 배송할 물건을 들고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엘리베이터 앞에는 검은 정장을 입은…
봄 감수성은 봄이 주는 특별한 감정의 결입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그 봄 감수성은 설레는 방식 대신 낯설고 조용한 방향으로 찾아오곤 합니다. 이 글에서 전주 이팝나무 꽃터널 한가운데 막힌 배달 교수가 키츠, 엘리엇, 워즈워스를 붙잡고 건져 올린 인문학적 단상 3가지를 정리했습니다. 배달 교수의 봄 — 꽃보다 빠른 배송 전주 팔복동 철길 근처, 오후 5시였다. 올리브영 배송…
인문학 에세이는 거창한 곳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어느 날 밤, 내가 살고 있는 전주의 우리 학교 앞의 원룸에서 혼자 배달 앱을 켰다. 전주의 올리브영 배송팀에서 배달 알바를 마치고 돌아온 직후였다. 땀이 채 식지 않은 상태로 노트북 앞에 앉아 존 스타인벡을 다시 펼쳤다. 그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이 장면, 스타인벡이 봤다면 뭐라고 했을까?” 배달…
한 달에 한 번, 서울에 계신 노모와 형제들을 뵙고 다시 전주로 내려오는 고속도로 위에서 나는 매번 같은 순간을 경험한다. 어머니 집에서 아침 식사를 마치고 차에 오른다. 강북구 수유동 골목을 빠져나오면 동부간선도로가 시작된다. 정체를 뚫고 청담대교를 건너 경부고속도로 진입로를 찾아 핸들을 꺾는다. 판교 분기점을 지나며 비로소 숨통이 트이고, 천안논산고속도로에 올라서면 풍경이 완전히 달라진다. 빌딩 숲이 사라지고…
62세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된 교수가 있습니다. 바로 저입니다. 혹시 이런 생각을 해본 적 있으신가요? “나이 들면 새로운 걸 배우는 게 점점 힘들어진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아니, 그렇게 믿고 있었습니다. 30년 강단에서 늘 답을 주는 쪽이었던 저는, 어느 순간부터 ‘모르는 것’이 불편해졌거든요. 그런데 딱 1년 전, 처음 유튜브 카메라 앞에 앉던 그 순간 — 저는 완전히…